요즘 인터넷을 통해 재미있게 보고 있는 한국 드리마가 하나 있습니다. ‘응답하다! 1988’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그 해, 서울 쌍문동 어느 골목길에 서로 마주보며 살아가는 서민들의 애환과 청춘들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30년 전 잊혀지고 지나가버린 옛 추억들이 되 살아 났습니다. 등장하는 소품, 배경음악 등 하나나가 정겨웠습니다. 무엇보다 매회 마다 다른 주제를 제시하면서도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어가는 연출력이 돋보이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8회의 주제는 ‘따뜻한 말 한마디’였는데, 드라마 말미에 “말에도 온도가 있습니다!”라고 나레이션을 통해 주제를 부각시키며 던진 대사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말에도 온도가 있습니다!” 그래 그렇지 하며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은 멋진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밥퍼 목사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님의 ‘행복편지’에 나오는 ‘말에도 온도가 있습니다.’라는 글의 카피였습니다. 최 목사님의 그 글을 여기에 옮겨 봅니다. “우리가 하는 말에 온도가 있습니다. 말은, 우리의 입을 통해서 전달되지만 그 뿌리는 마음에 있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그러나 차가운 말 한마디는 그대로 굳어버리게 합니다. 오늘 내가 하는 말이 사랑으로 가득 차 불타는 마음의 난로에서 나오는 뜨거운 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함이 사라진 말이 나올 때는 차라리 침묵을 선택할 수 있기를…….”
따뜻한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은 마음도 따뜻합니다. 반대로 차가운 말을 하는 사람은 마음도 차갑습니다. 왜냐하면 말의 온도와 마음의 온도는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참 많이 깨닫는 것 중에 하나가 말의 중요성입니다. 어떤 때는 모든 관계의 전부는 ‘말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에는 쉽게 화내고 속상해 하고 상처받으면서도, 정작 자신이 상대방에게 던진 말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는 사이 상대는 내 말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고 아파하지요. 자신이 한 말과 하고자 하는 말에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성숙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말로 인한 실수와 관계의 파괴를 줄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게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고,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드는 차가운 말들이 너무 쉽게 내 뱉어지는 이유는 말을 덥히는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말은 입으로 나오기 전에 마음에서 덥혀집니다. 덥혀지기도 전에, 익기도 전에 생각 없이 내 뱉어버린 말은 칼이 되고 독이 되는 것입니다. 명심보감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말은 솜처럼 따뜻하지만, 사람을 상하게 하는 말은 가시처럼 날카롭고 차갑다. 한 마디 말이 잘 쓰이면 천금과 같고, 한 마디 말이 사람을 해치면 칼로 베는 것처럼 아프다.”
왜 사람들이 말을 많이 해서 말의 실수를 하게 될까요? 그것은 말에 대한 욕심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을 많이 해서 상대방을 설득시키고, 내 주장을 관철시키고자하는, 말에 대한 욕심 때문입니다. 말에 대한 욕심이 나를 지배하면 감정이 생각을 앞지르게 됩니다. 감정이 생각을 앞지를 때 말의 실수가 발생하게 되고, 덥혀지지 않은 차갑디 차가운 말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 잠언은 우리에게 교훈합니다. “의인의 마음은 대답할 말을 깊이 생각하여도 악인의 입은 악을 쏟느니라”(15:28) “네가 언어에 조급한 사람을 보느냐 그보다 미련한 자에게 오히려 바랄 것이 있느니라”(29:20) “사연을 듣기 전에 대답하는 자는 미련하여 욕을 당하느니라”(18:13)
말에도 온도가 있고 마음에도 온도가 있습니다. 마음의 온도는 말의 온도로 측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는 그 사람의 말의 온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마음에서 덥혀진 따뜻한 말 한마디는 상처 난 마음들을 치유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런 멋진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을 붙잡아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느낌이나 생각일지라도 더욱 지그시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따뜻하고도 그리운 말 한마디를 위하여!”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마음까지 추워져 말이 차가워지지 않도록 마음관리를 잘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