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을, 배우는 희비극으로 단정했으며, 상인은 위험한 투기로, 군인은 30년 전쟁으로 비유했고, 의사는 고열에서 차차 열이 떨어지는 열병과 같은 것으로, 화학자는 두 개의 무해한 물질이 화합해서 하나의 요소를 만들어 내는 실험으로 음악가는 소프라노와 알토가 함께 노래하는 합창으로, 일기예보관은 ‘맑고 구름 낌 때로는 천둥 침’이라는 말로, 약사는 ‘자극적인 알약-맛이 씀’이라고 풀이했다.”
이 글에서 말하는 ‘이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결혼’에 대한 재미있는 정의들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결혼을 한다. 사람이 결혼을 하면 헤아릴 수 없는 긴장과 괴로움이 따라온다. 그러나 ‘결혼을 안 하면 한 가지 기쁨도 누릴 수 없다.’는 말처럼 그 한 가지 기쁨을 얻기 위해 그 많은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결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결혼 서약문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건강했을 때나 병들었을 때나, 성공했을 때나 실패했을 때나, 죽음이 그대들을 갈라놓을 때까지 사랑하겠습니까?” 이 엄숙한 물음에 “예!”라고 대답하고 가정을 이루어 살아가는 이들을 우리는 ‘부부’(夫婦)라고 부른다.
벽에 걸려 있는 달력을 보다가 5월 21일 밑에 ‘부부의 날’이라는 작은 글씨가 눈에 들어 왔다. 내심 반가운 마음에 인터넷을 뒤지다가 이 날이 이미 한국의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것을 확인했다. 둘(2)이 하나(1) 된다는 의미로 5월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한 것이다. 둘이 하나 되는 공식, 이것이 결혼의 공식이다. 그리고 부부로 살아가는 이들의 평생 풀어내야할 삶의 공식이기도 하다. 이 공식은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시고 최초의 사람들인 아담과 하와를 짝 지워 주시며 하신 결혼 주례사 속에 등장한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찌로다”(창세기2:24)
이 세상에서 가장 풀기 힘든 공식이 바로 “둘이 한 몸”이 되는 공식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부부들이 이 공식을 풀다가 힘들고 지쳐서 오늘도 쓰러져 간다. 부부이기를 포기하고 그 엄숙했던 결혼 서약도 물거품이 된다. 그래서 누군가 “결혼은 거짓말로부터 시작된다!”라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결혼하면 자동적으로 둘이 하나 된다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부부가 평생을 살며 하나 되기 위해 노력하고 이해하고 인내하지 않으면 ‘둘이 하나 됨’의 숙제를 풀 수 없다. 가정이라는 제도를 만드신 하나님께서는 부부로 살아가는 한 평생을 ‘둘이 한 몸 됨’의 신비를 알고 행복한 부부로서의 ‘한 몸 됨’의 공식을 풀 수 있는 두 가지 원리를 주신다.
첫째는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원리”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최초의 부부인 아담과 하와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아담과 그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 아니하더라.”(창세기2:25) 벌거벗었다는 말은 모든 것이 다 드러났다는 말이다. 우리는 적당히 감추고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관계가 위선적이 된다. 진실하지 못하다. 여기서부터 ‘하나 됨의 위기’기 찾아온다. 부부는 배우자의 장점에는 눈을 뜨고 단점에는 눈을 감고 받아 주기로 결심한 사람들이다.
둘째는 “지식을 따라 동거하는 원리”이다. 신약 베드로전서를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온다. “남편 된 자들아 이와 같이 지식을 따라 너의 아내와 동거하고”(베드로전서3:7) 부부는 ‘지식을 따라 동거’하는 존재이다. 이 말은 서로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서로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 모르면 오해가 싹튼다. 상대를 잘 모르는데서 ‘하나 됨의 위기’가 찾아온다. 당신의 남편에 대하여 공부하라! 당신의 아내에 대하여 열공하라! 그럴 때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넓어진 만큼 행복해 질 것이다.
한국의 ‘김종환’이라는 가수가 부른 “둘이 하나 되어”라는 노래의 가사이다.
“니가 보고 싶어 널 만나게 됐고
니가 좋아 널 사랑 하는
죽고 싶을 정도로 슬픈 일이 생겨도
변함없이 사랑하게 해 주오
우리들의 만남에 끝은 있겠지만
그날까지 너를 아끼며
아까운 시간들을 바보처럼 보내며
우린 그렇게 살지 않겠다.
이 넓은 세상에 수많은 사람 중에 널 만난 건
내겐 너무 특별해
둘이 하나 될 수 있도록
둘이 하나 될 수 있도록
어떤 현실도 서로 참아 낼 수 있어
너 없는 이 세상은 생각할 수도 없어
내 목숨만큼 널 사랑해
아~ 너의 가슴 속이 마르지 않도록
사랑의 물을 너에게 준다.
머뭇거리는 동안 세월은 지나간다.
너를 사랑할 시간도 없이
세상 살다 보면 현실이 힘들어서 말다툼에 상처도 받지만
둘이 하나 될 수 있도록
둘이 하나 될 수 있도록
어떤 현실도 서로 참아 낼 수 있어
너 없는 이 세상은 생각할 수도 없어
내 목숨만큼 널 사랑해
둘이 하나 될 수 있도록
둘이 하나 될 수 있도록
어떤 현실도 서로 참아 낼 수 있어
너 없는 이 세상은 생각할 수도 없어
내 목숨만큼 널 사랑해
내 목숨만큼 널 사~랑~해~”
이 노래 가사처럼 둘이 하나 되는 이 엄숙한 숙제를 풀어내기 위해 어떤 어려움도 참아 낼 수만 있다면 우리 모두 ‘위대한 부부’의 반열에 능히 오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