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다. 크리스마스는 온 세계의 축제일이기도 하다. 한 사람의 생일을 이다지도 온 세상 사람들이 축하하고 기념하는 일이 있을까 싶다. 세상의 그 수 없이 많은 나라들이, 또 오고 오는 세대의 그 많고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그 긴 긴 세월을 이어 그 분의 이 세상 오심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축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 분이 이 땅에 오셔서 삶을 통해 보이신 영향력 때문일 것이다. 세상을 뒤집고, 사람들의 마음을 뒤엎어 놓은 그 큰 사랑 때문일 것이다.
예수님은 이 사랑을 주기 위해서 오셨고, 이 사랑을 나누시며 사셨다. 그 분 곁에서 그 분의 삶과 인격을 닮고자 그 분의 제자로서의 삶을 한 평생 살았던 사도 요한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 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한복음 3:16)고 했다. 또 한 제자 마태는 평소에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스스로 자신에 대하여 하셨던 말씀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태복음 20:28) 하나님의 사랑은 ‘주는 사랑’이다. 자기의 하나 밖에 없는 아들 독생자 예수까지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를 위해 내어 주시는 사랑이다. 자신을 내어 주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뜻대로 예수님은 자신의 목숨까지도 우리를 위해 주시는 삶을 사셨다.
또한 예수님은 이 사랑 때문에 죽기 위해 오셨다. 죽기 위해 태어난 인생이셨다. 죄의 삯은 사망이기에 이 죄 값을 내 대신 지불하시기 위해 오셨다. 그리고 십자가를 지시고 죽으셨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로마서 5:8) 한마디로 예수님의 생애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확증하는 생애였으며 죽으신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시므로 죄로 인한 사망과 죽음의 권세를 이기셨음을 친히 선포하는 생애를 사셨다.
예수님은 33년간의 모든 생애를 마치시고 이 세상을 떠나시며 복음을 남기시고 가셨다. 이 복음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의 확증을 위해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받는다는 복된 소식이다. 그리고 이 복음을 기록하여 오고 오는 모든 세대의 사람들로 하여금 읽고 듣고 믿어 구원에 이르게 할 제자들, 곧 사람을 남기시고 가셨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기록된 복음을 온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는 구원의 방주 역할을 감당할 주님 자신의 몸인 교회를 남기고 가셨다. 이렇게 예수님은 자신을 세상 사람들에게 주기위해 오셨고, 그들을 구원의 위해 죽기 위해 오셨으며, 그들을 구원해 내는 일을 위해 정말 필요로 하는 것들을 남기시고 가셨다. 주고, 죽고, 남기고 간 생애! 이것이 우리 예수님의 생애였다.
요즘 나는 책 한권을 읽고 있다. “그 청년 바보 의사”라는 책이다. 2006년, 33세살, 예수님과 같은 나이에, 예수님의 삶의 흔적을 좇아 살았던 ‘안수현’이라는 한 청년 의사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이 책 속에서 그를 아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를 ‘참 의사’였다고 회고한다. ‘훌륭한 의사는 병을 치료하지만, 위대한 의사는 환자를 치료한다.’라는 참 의사로서의 모토를 실천하기 위해 그의 생애는 한마디로 바보같이 주기만 하고 살아가는 삶이었다. 이 책이 나올 수 있도록 그의 글들을 정리한 역은이는 서두에서 그를 이렇게 회고한다. “청년의사는 자기 것을 아끼지 않고 나누는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가 필요하다면 자기 시간을 내주었습니다. 누군가 필요하다면 찬양 테이프와 신앙서적을 선물했습니다. 그가 메고 다니던 검은 가방 속에서는 마르지 않는 샘처럼 책과 음반이 쏟아져 나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해졌습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그의 사랑은 사람들을 하나님 앞으로 한 발 한 발 다가가게 만들었습니다. 자신의 피도 나누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한 헌혈이 30회가 넘었습니다. 적십자에서 주는 헌혈유공장 은장을 받았지만, 그가 죽기 전까지는 누구도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바보같이 주기만 하던 그를 기억하면서 오늘 그 청년이 더욱 그립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한국의 인터넷 뉴스에는 한국의 철강왕 박태준 포항제철 명예회장의 죽음을 애도하는 기사가 올라오고 있다. 기사를 검색하는 중에 그에 대한 이런 기사에 눈과 마음이 머물렀다. “집도, 자동차도, 돈도, 주식도 남기지 않았지만, `사람`이란 재산을 남겼다.” 크리스마스를 앞에 두고 우리 예수님의 오심의 의미를 되새기며 그 분의 생애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어디서 어떤 생애를 살다가 무엇을 위해 죽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